project eyeCan

eye can __________.

eyeCan 이야기

2011년 5월: 프로젝트 시작

2011년 5월, 삼성전자 SYS.LSI사업부 조성구 책임과 정진용 책임은 TED에서 믹 애블링이 근육 무기력증에 걸린 아티스트를 위해 눈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인 eye writer를 개발하여 전세계에 공유한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루게릭 환자 등 신마비 환자를 위해 눈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안구마우스 “eyeCan”을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안구마우스는 전신마비로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글을 입력하고 인터넷을 서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혁신적인 도구로 시중의 제품 가격은 1,200만원이 넘어 일반인이 쉽게 사용할 수 없지만, 공개되어 있는 hardware 방식을 따라한다면 재료비가 5만원 정도 수준으로 저렴해져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 아이디어가 주변 임직원들과 공유되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 재능을 활용한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던 임직원들과 함께 본격적인 안구마우스 제작이 시작되었다. 기존 맥킨토시 환경으로 개발되어 일부 공개되어 있던 마우스 제어 프로그램을 원도우 기반으로 바꾸는 등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루어졌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안경과 웹캠을 직접 남땜하여 하드웨어도 제작하였다. 삼성전자 사회봉사단, 한국장애인개발원 그리고 경기도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한벗재단의 도움으로 루게릭 환자분을 소개받아 함께 테스트도 시작하였다.

2011년 8월: 첫 테스트

장애인 테스터와의 첫 만남을 생각하면 아직도 그 분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이상원 사원은 말한다.

“우리가 제작한 안구마우스와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가지고 경기재활공학센터 안재완 팀장과 함께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시는 루게릭 환자분을 찾아갔어요. 그 분도 큰 용기를 내어 협조해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저희는 그날 아무런 테스트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나름 환자분의 상황에 맞게 사전 모의테스트를 하고 갔지만, 실제 그분에게는 맞지 않았던거죠.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잖아요.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개선할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생각과는 다른 결과에 스스로 좌절감도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해드리고 오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크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환자분의 가족께서 저희들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꼭 자신들이 아니더라도 다른 루게릭 환자들을 위해서, 이 연구와 테스트는 계속해서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요청을 해주셨고, 이는 우리가 계속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환자분 스스로의 힘으로 안구마우스가 살짝 동작하였을 때, 우리는 환자분의 희열이 담겨있는 듯한 찡그린 표정으로부터 이 분이 진짜 이 안구마우스를 원하신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를 통해 이 연구의 지속성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얻게 되었습니다. ”


[루게릭 환자와 함께한 첫 테스트 현장]

첫 테스트로서는 실패였지만, 이는 안구마우스를 단순히 환자를 보조하기 위한 기기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환자를 사용자로 인식, user experience 를 고려하여, 실제 사용자의 삶과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도구로서 인식을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사용자의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주 직접 찾아가 test를 하고, 피드백을 받는 절차가 절실히 필요했다. 하지만, 자원봉사로 주말에만 사용자와 시간을 맞추다 보니 한달에 한 두번 찾아 뵙기도 쉽지 않았다.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제작과정이 더디게 진행되었고, 자주 찾아뵙지 못하다 보니 사용자가 안구마우스에 익숙해지는 것에도 애로가 생기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2011년 11월: 창의개발연구소


[조성구책임, 이준석사원, 유경화대리, 정진용책임, 이상원사원(左로부터)]

한편, 내적 동기를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그 취지를 깊이 공감한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안구마우스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져, 삼성전자 창의개발연구소의 1호 과제로 eyeCan 프로젝트를 선정하였다. ‘창의개발연구소’ 제도는 임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과제로 선정되면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Taskforce팀(TF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이로인해 11월 1일부터 본격적인 eyeCan 개발이 시작되었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 놓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분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하에, 많은 환자분들을 방문,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또한 항상 현장에 상주할 수 없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레고를 이용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여 최대한 실제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해보는 등 다양한 방법은 도입하여 최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사용자 환경에 대한 토론을 위해 제작된 레고 프로토 타입]

이러한 사용성 테스트 과정은 팀 멤버들에게도 eyeCan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는데, 단순히 마우스 기능을 대체하기 위한 기구를 만드는 것이아닌, 눈의 움직임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eyeCan 은 안구마우스가 아닌 eye input device로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마우스와 동일하게 컴퓨터 환경을 사용하는 것 뿐 아니라 눈을 사용해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 키보드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별도 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이를 적용한 것으로는 포탈사이트의 지도서비스( ex)다음 로드뷰, 네이버 거리뷰 등)를 활용,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분들이 원하는 곳에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되, 눈으로 일일이 화살표를 찾아서 클릭하지 않고, 눈을 위로 올리면 앞으로 가고 옆을 보면 옆으로 바로 이동하여 실제로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공개되어 있는 이미지 뷰어를 사용, 만화나 책 등을 볼 때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위해 일일이 메뉴바, 또는 단축키를 눈으로 찾아서 움직이지 않고, 페이지를 다 본 후 오른쪽 끝부분에서 눈을 한 번 깜박이는 것으로 다음페이지로 넘어가게 하는 등 기존에 존재하는 api에 user experience를 고려한 xml화일을 덧붙여 eyeCan 사용자들이 좀 더 편하게 일반인과 동일한 인터넷 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eyeCan을 활용, 서울 거리를 확인하고 편하게 책을 읽는 모습]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수원 천천동의 환자분과 함께 한 test에서 드디어 첫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7년간 누워계셨던 그분이 처음으로 세상에 하신 말씀은,“사랑”, 그리고 “감사”였다.

또한 연세대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신형진 군과 함께 test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신형진 군은 생후 10개월에 SMA(Spinal Muscular Atrophy, 척추성근위축증)로 인해 전신이 마비되었으나 부모님의 정성과 본인의 의지로 현재 연세대 대학원생으로 재학중이다. 일반 안구마우스(퀵글랜스)를 사용한 경력이 8년 정도인 그는 eyeCan을 쓰자마자 일반인이 마우스를 쓰는 것과 같이 능숙하게 사용하였으며, eyeCan이 생각보다 잘 작동한다며 본인이 쓰고 있는 마우스의 70 ~ 80% 정도 이상의 기능을 보인다며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외에도 10여분의 루게릭병, 근육병 환자분을 만나뵙고 직접 eyeCan을 전달하고 사용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였다.

또한 제품을 만들고,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한 것 뿐 아니라, 개발이 완료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환자를 발굴, eyeCan을 설치하고 사용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바, 이를 위한 ecosystem을 구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를 위해, 관련기관 및 임직원이 모여 직접 eyeCan을 만들어 보고, 아이디어를 교류해보는 워크샵을 진행하였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국립재활원, 경기도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한벗재단 등이 참여, 직접 eyeCan을 만들어 보고 만들어진 eyeCan을 test하며 사용자 적용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재 eyeCan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배포를 맡아, 매년 100대 이상이 각 재단 및 관련기관을 통해 지원되며, eyeCan 뿐 아니라 사용자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 환자 전용 모니터 거치대, 환자 전용 베개 등에 대한 지원도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협의중이다.

eyeCan은 눈의 움직임 하나만으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입력장치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글을 쓰거나, 게임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간접 여행을 갈 수도 있다. 늘 고마운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eyeCan은 세상에 없는 기술을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이를 만들기 위한 모든 재료와 기술은 이미 세상에 있었다. 다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되지 않았을 뿐. 우리가 연결되어 왔다고  믿어왔던  것, 하지만 실제로는 연결되지 않았던 것. 이것을 연결하는 것이 eyeCan 프로젝트 팀의 목표이다.

EyeCan은 비상업적 용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eyeCan 기기 및 소프트웨어 모두 공개되며,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공개된 매뉴얼에 따라 하드웨어를 만들고,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누구나 수정 및 개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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